김우중과의 대화











40p 비효율 - 은행업무도 그래요. 외환업무를 보는 여직원들이 타자를 쳐서 결재서류를 올려요. 그걸 순서대로 기다리고만 있다 보면 며칠 걸리죠. 그래서 한은에 있는 동기, 선배들한테 부탁해 창구 여직원들을 데리고 나와달라고 해서는 커피도 하고 신문 문화면에 나온 얘기도 하면서 친해졌어요. 그 후 내가 한국은행 외국부에 들어가면 우리 서류를 제일 앞에 올려놔요. 그러니 우리가 항상 일등으로 서류를 찾아서 저녁에 바로 부산에 보내면 이튿날 통관이 됐어요.
 당시 해외업무를 담당하던 부장님이 내가 하는 걸 보니까 신기했나봐요. 그 때는 정기 예금 금리가 30%였으니 시간이 정말 돈인 시대였지요. 업무처리 시간을 줄이면 그게 바로 돈으로 연결되는 거예요.



51p  당시에 거래하던 '미스터 테'라고 화교 무역상이 있었어요. 인도네시아시장이 막혀서 값이 떨어지면 계약이 되어 있어도 그 친구에게 물건을 실어보냈어요. 그 친구 사업이 어려워졌을 때는 30만 불을 빌려주기도 했고요. 그런데 나중에 인도네시아 시장이 터져서 제품 가격이 올라가니까 그 친구가 그 전에 낮게 책정되어 있던 계약 단가를 대폭 올려줘요. 덕분에 100만불가량을 벌었어요. 
 그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어요. 보험 건다는 식으로 이렇게 정말 친한 사람이 어디든 한 사람씩은 있어야 한다고. 그러면 시장정보도 정확히 받을 수 있고 무슨 얘기든 다 할 수 있어요. 그 사람이 커지면 나도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사업을 겪으면서 이것이 원칙처럼 됐어요.






121p  또 500명 단위로 내가 면담을 했어요.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변화를 원하는지 물어봐서 직원들이 원하는 건 웬만하면 다 들어줬어요. .... 엉뚱하게 시비 거는 친구들은 엄하게 다루었어요. 한 친구가 직원 사택에 뭐가 잘못되어 있다고 불평을 해요. 직접확인해보니까 멀쩡해서 그 친구를 다시 불러서 트집 잡아서 선동 한다고 혼냈어요. 그리고 회사를 도와주면 안 되느냐고 설득했지요.

식당 밥이 나쁘다는 불평이 나오길래 그럼 나도 같이 먹겠다 하고 한 달 동안 모든 중역들과 함께 직원식당에서 밥을 먹었어요. 그리고 나도 맛있게 먹고 있는데 너희들 입이 얼마나 고급이 돼서 그러느냐고 야단쳤어요. 그렇게 6개월을 계속 하고 나니 직원들로부터 다른 요청사항이 없어졌지요.






226p   한국은 IMF에 자금 지원을 신청하면서 이를 받아들였을 뿐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김회장과 관료들의 갈등이라는 표면적 현상을 넘어서 IMF와 자금을 지원해주는 선진국은 무엇 때문에 IMF프로그램을 요구한 것인지, 한국 정부는 어떤 맥락에서 이것을 철저하게 집행하려고 했는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 동아시아 국가들이 금융위기를 당했지만 세계경재 상황은 좋고 환율에서 경쟁력이 생겼다고 김회장은 생각했다. 반면 경제관료들은 세계경제 상황을 썩 좋지 않게 봤다. 그래서 수출이 많이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판단차이는 한국경제와 대우그룹의 부실 여부를 판단하는 데서 결정적인 차이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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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들이 금융위기를 당했을 때에는 구조조정을 철저히 해서 자산을 많이 팔게 하는 것이 국제 금융기관들이나 선진국들의 이익에 좋고, 자신들이 금융위기를 당했을 때는 자산매각은 최소화하고 달러를 찍어내면서 경기회복을 시도하는 것이 이해관계라는 관점에서 보면 일관되다고 생각합니다.







303P  기술력이 어느 정도 있어야지 현지에 진출하는 것아닙니까? 
김우중 :  최고급 기술을 고집하지 않고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만 잘 집어넣어서 값싸고 튼튼하게 물건을 만들 수 있어요.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가 요소요소에서 중요한 것 20%만 잘하면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중요한 부분을 집중해서 잘하면 되요.









313P  리비아에서는 카다피가 적극적으로 학교나 주택, 도로 등을 건설하려고 했어요. 그걸 아니까 우리는 남보다 싸게 빨리 지어주는 방향으로 나가는 거지요. 더 비싸게 수주할 수 있어도 적당한 이익을 올릴 수 있는 선에서 해줘요. 그 쪽도 당연히 그걸 알게 되지요. 그러니까 처음에는 경쟁입찰 부치다가 나중에는 우리에게 그냥 다 수의계약으로 주게 됐어요.

현지의 유능한 사람들을 위해 투자하는 것도 중요해요. 수단에 처음 진출해서는 카르툼대학에 장학금을 줬어요. 1년에 다섯 명씩 구라파, 미국 중에서 골라서 공부하고 오라고. .... 대우 해체된 뒤 수단에 잠시 머물렀는데, 그렇게 유학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차관 등 고위 관료가 되어 있어요. 대우 현지 법인이 돈을 못 받고 있는 문제가 있다고 하길래 그 사람들을 불러 저녁 먹으면서 얘기하니까, 알았다 하고 며칠만에 바로 해결해줘요. 선진국은 시스템이 있지만 신흥국은 전부 인간관계이지요. 그러니가 사람에 더 투자해야돼요.


우리가 하는 일이 그 나라에 이익이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해요. 그래야 무슨 일이 있어서 그 쪽에서 봐줄 수 있는 거지요. 신뢰관계가 쌓이고 사업이 더 커나갈 수 있다는 거에요. 자기들에게 좋은 일을 해줬으니가 앞으로도 계속 해달라고 우리에게 새로운 일을 주는 거지요.
 근본적으로는 현지 종업원들에게 잘 해줘야합니다. 종업원 의견이 굉장히 중요해요. 회사가 종업원들에게 어떤 평판을 받는지 다 보고 받아요. 













이런 것이 하루아침에 안돼요. 한 번 사귀었다고 그냥 놔두지 말고 한국에 한두번이라도 들어오게 해야돼요. 바쁜 사람들이니가 내가 현지에 가면 잠깐밖에 만날수 없어요. 그렇지만 한국에 여행 오게 하면 시간이 많이 나요. 다른 사람들 만날 일이 벼롤 없으니까요. 그러면 이런저런 얘기 오래하고 친해질 수 있는거지요. 그 사람들을 한국에 초대할 때 꼭 부부동반으로 불렀어요. 그런 게 되면 서로 믿고 뭐든지 할 수 있게 돼요.












342P 한 집단의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바로 가시밭길로 들어선다는 것을 뜻한다. 그 집단을 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안락을 포기하는, 누군가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적어도 지도자라고 불리기 원한다면 그만한 희생쯤은 각오해야 하리라.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자세가 있으며 희생적으로 성실히 일하는 살마을 대우는 가장 좋아한다. 그는 대우의 사장이 될 수 있다. 
 창조력은 모자라나 성취욕이 높고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대우는 좋아하는 그는 대우의 임원이 될 수 있다. 
 반면에 회사에게 맡긴 일은 하되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며 사생활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 그는 회사의 발전과 성공에 이바지하는 보람을 누리려 하지 않는 대신 개인적인 안락과 가정에서의 행복으로 만족한다. 그는 대우에서 부장 이상의 직책을 맡지 못할 것이다. 









옥포조선에 내려갔을 때 현장에 꽉 차 있는 근로자들을 쳐다보고 나니 '이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먹여 살려야 하나'하고 덜컥 겁이 나기도 했어요. 그 사람들을 데리고 어떻게 사업을 잘 정상화시킬 것인지가 내가 해야하는 일이었어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직원들 교육시키고, 가족들까지 버스에 태워서 다른 현장을 방문하도록 했던 거지요. 웰치처럼 생각해서는 그런 것 전혀 할 필요가 없어요. 그냥 해고하면 되는 거지요........ 경영자가 직원들 고용을 우선하고 그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잘 되려는 생각을 할때에 근로자들에게도 마음이 통하고, 그 나라에도 마음이 통해요.






387P 나는 통일비용이 사실상 그렇게 많이 들어가지 않을거라고 봐요.
 북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되면서 돈을 벌게 되는 건 계산에 별로 넣지 않으니까 그런거지요. 
또 동북아에서나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협상력이 커져서 유리해지는 것도 굉장히커요. 
.....
북한 인력이 동북3성에 많이 나가게 되면 북한 정부가 아무리 폐쇄하려고 해도 컨트롤하기 힘들어져요. 결국 개방으로 나갈 수 밖에 없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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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기사가 이 책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대우그룹의 해체에 관한 입장차이 정리가 되어있다.


회장님의 창업 전, 계약 따오는 것도 인상깊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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